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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비판하는 7명의 신하

나라에 임금 비판하는 신하 7명만 있으면 만사 OK...월권따위도 사라져

김영인 기자 | 기사입력 2010/07/12 [10:27]
제나라 때 맹상군은 조나라 평원군, 위나라 신릉군, 초나라 춘신군과 함께 사군자(四君子)로 일컬어졌던 사람이었다.  정치를 잘해서 나라를 빛낸 사람이었다. 

그 맹상군에게 식객(食客)이 자그마치 3000명이나 있었다.  그 중에는 희한한 주특기를 가진 식객이 많았다.  계명구도(鷄鳴狗盜)의 고사에서 보듯, 도둑질 잘하는 식객과 닭 울음소리를 내는 식객도 있었다.  맹상군은 그 식객 덕분에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하후장(夏侯章)이라는 식객도 희한했다.  하후장은 입만 열었다 하면 맹상군을 비난했다.  이것이 잘못되었다, 저것이 잘못되었다 하면서 따지고 비판만 했다. 

좋은 소리도 자주 듣게되면 싫어지는 법이라고 했다.  싫은 소리가 좋을 수는 없었다.  맹상군으로서는 귀찮은 식객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맹상군은 하후장을 오히려 우대했다.  월급으로 말 4마리 분의 사료와 100사람 분의 식량을 지급했다. 

그런 맹상군의 처사를 놓고 말들이 쏟아졌다.  누구는 맹상군을 위해서 온갖 궂은 일을 다 하고 있는데, 하후장은 매일같이 쓴 소리, 싫은 소리만 늘어놓으면서도 짭짤한 월급을 챙기고 있다며 투덜댔다.   

어떤 식객은 못마땅한 나머지 하후장을 쫓아내자고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맹상군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나는 하후장에게 적절한 대접을 해주고 있다.  더 이상 거론하지 말아라."

하후장 역시 당당했다.  자기가 맹상군을 비난하는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맹상군은 나에게 많은 월급을 주고 있다.  나는 공도 세우지 못한 채 월급을 받고 있다.  내가 맹상군을 비난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공을 세우고 싶어서다.… 더구나 맹상군은 싫은 소리를 해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맹상군은 나의 비판을 들어준 결과, 덕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맹상군은 이렇게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래서 후세에까지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권력자에게는 하후장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다. 

옛말에, 신하에는 6가지 유형이 있다고 했다. ① 중책을 맡은 신하(重臣) ② 권세를 부리는 신하(權臣) ③충성된 신하(忠臣) ④ 곧은 신하(直臣) ⑤ 간사한 신하(姦臣) ⑥ 사악한 신하(邪臣)다.

이 6가지 유형의 신하 중에서 권신은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신하다.  따라서 사람들은 권신을 싫어하고 원망하지만 감히 이러쿵저러쿵 말을 할 수는 없다.  권력으로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직신은 임금에게 잘못이 있으면 강하게 비판하고 거리낌없이 바르고 곧은 말을 하는 신하다.  임금이 옳지 못한 일을 할까 두려워하고, 죄 없는 백성이 억울한 일을 당할까 걱정하는 신하다. 

또한, 나라에 임금을 비판하는 신하가 7명만 있으면 만사 OK라고도 했다.  그러면 임금이 비록 무도하더라도 천하를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금은 자신을 비판하는 신하를 반겨야 한다고 했다.  그럴 경우, 그 7명의 신하가 70명이 되고, 700명이 되고, 7000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가 조직을 개편했다.  이번 개편에서도 소통을 강조했다는 소식이다.  새 대통령실장 내정자도 국민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확실하게 하겠다고 했다.  이를테면 직신의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통령실장 혼자로는 좀 부족하다.  옛말처럼, 7명은 필요하다.  7명이 점점 늘어나서 청와대의 전 직원이 대통령을 비판하게 될 때 소통도 확실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세상 시끄럽게 만드는 월권 따위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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