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변명이십니다.”
실미도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어느덧 동작구 대방동 유한양행 앞에 다다랐다.전면 가득 바리케이트를 치고 기다리고 있는 국군들…“개죽음 당하느니 차라리 자폭하자.” 누구랄 것도 없이 총을 내려놓고 수류탄 안전핀을 뽑아 버스 바닥으로 굴렸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특수부대 창설은 김신조가 이끄는 북한무장공비 31명이 68년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서울에 침투했던 1·21사태 직후 이 사건에 분노한 3년 4개월 동안 출동만을 기다리던 이들은 1970년대 초 남북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불필요한 존재가 되었고 정부는 비밀 유지의 필요성에 의해 이들을 제거하려고 했다. 이를 알게된 684부대원들은 당시 동작구 대방동 유한양행 앞(당시에는 영등포구 대방동으로 불렸다.)에서 자폭과정에서 살아남았던 부대원 4명도 그러나 최근, 당시 자폭으로 생을 마감한 실미도 부대원들이 아직 냉동상태로 보관되어 영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의 시신이 아직도 영면하지 못하고 누워있는 곳은 경기도 송추 인근의 00부대. 이 부대는 인근 군부대의 사망자를 잠시 안치하는 임시 영안소를 운영하는 부대로 지난 2005년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위)가 실미도사건의 진상 재조사와 함께 34년만에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 가매장되었던 실미도 부대원들의 시신을 발굴했고, 발굴된 시신은 이곳 00부대로 옮겨졌다. 시신 중에서 DNA검사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부대원은 19명. 나머지 8명은 아직 신원확인 조차 안된 상태. 그러나 군번도 없고 영장도 없이 소집된 실미도부대원들의 신분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첨예한 대립 안건이었고, 이 같은 공방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과거사위는 2008년 11월 임무를 마치고 해체됐고,실미도부대원들은 사건 발생 40년, 시신발굴 5년째 아직도 편안히 잠들지 못하고 00부대의 컨테이너 냉동막사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 의해 강제로 징집을 당해 모진 고초를 겪다 결국엔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일명 '실미도 부대원들' - 정부와 군 당국의 적극적인 해결 방안 모색으로 고인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 없기를 바래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기업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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