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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양극화가 어린 소녀를 죽음으로 내 몰아!

열 아홉 꽃다운 나이를 뒤로 하고 한강에 몸을 던져.....

허광행 기자 | 기사입력 2010/08/02 [16:33]
1일 오후 3시50분쯤 서울 동작대교 남단 부근에서 박모양(19)이 한강으로 뛰어내렸다. 마침 근처에 있던 목격자가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119 구조대가 출동해 1시간 동안 수색했지만 이 박모양은 발견되지 않았다.

박양이 뛰어내린 곳에는 배터리가 소진된 휴대전화와 손지갑이 든 가방이 있었지만, 유서나 자살을 알리는 메모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양은 5살 때 부모가 이혼한 뒤부터 여동생(17)과 함께 조부모 밑에서 성장
했다. 지난해 가평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상경한 박양은 서울에 사는 친척들이 "우리 집에 들어와서 지내라"는 권유도 뿌리치고 혼자 힘으로 살아보겠다고 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확인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고시원비도 밀리고… 힘들군요"

부모의 보살핌 없이 월세 27만원의 고시원에서 홀로 거처하며 이태원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 해서 박양이 한 달 손에 쥐는 돈은 80만원이 전부였다. 이 가운데 고시원 월세 27만원을 내면 남는 돈은 불과 53만원. 박양은 이 돈으로 한 달 생계를 꾸려나갔지만 결국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투신하기 하루 전 레스토랑 점주에게 “고시원 비도 밀리고 해서 힘들군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마지막으로 그 다음날 차가운 한강에 몸을 던지는 것으로 열 아홉 짧은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가 없었지만, 정황을 보면 외로움과 불우한 처지를 비관해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인다"며 "패밀리 레스토랑을 자주 찾는 가족이나 젊은 연인 단위의 손님을 보면서 박양이 삶에 대한 의욕을 상실했을 것"이라 말했다.

힘들고 고단한 삶을 산 19세 소녀의 비극적인 결말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말 딱하고 슬픈 소식이다. 부디 좋은 곳을 갔으면 좋겠다” “힘들어도 조금만 더 견뎠음 좋았을텐데...”  “얼마 전 최저생계비를 두고 황제의 삶이라 칭했던 국회의원에게 이 소녀의 사연을 꼭 들려주고 싶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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